인도 고전 문명의 발달과 특징 (기원전 2500년경 ~ 기원전 1500년경)
1. 인더스 문명의 발견과 하라파 문화
- 인도 고전 문명은 인더스강 유역에서 발달한 청동기 문명으로, 1920년대 하라파와 모헨조다로 유적 발굴로 그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 인더스 문명은 기원전 2500년경 출현하여 1000여 년간 번성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고고학자들은 이를 '하라파 문화'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 하라파 문화를 창조한 주민이 누구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드라비다인일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합니다.
- 하라파 문화는 인더스강 범람과 관개 농업에 토대를 둔 도시 문명이었습니다. 하라파와 모헨조다로 등 계획도시의 출현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 인구 3만여 명에 이르는 대도시들에는 벽돌로 된 건물들이 정연하게 배치되고 하수도 시설이 발달해 있었는데, 이는 고도의 도시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2. 인더스 문자의 미스터리와 종교 생활
- 하라파 문화의 유물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인더스 문자입니다. 주로 스티아타이트제 인장에 새겨진 상형문자로 발견되었지만, 아직 해독되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 4~500여 개의 글자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더스 문자의 실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많습니다. 일종의 로고그램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고, 음절문자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 인더스 문자 해독이 더딘 이유는 현존 자료가 대부분 짤막한 각인문이어서 문맥 파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2천여 점의 인장이 전부인 셈이죠.
- 하라파인들의 종교 생활도 부분적으로나마 고고학 자료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여신상, 림가 조각 등을 근거로 모신교나 시바신앙의 기원을 찾기도 합니다.
- 요가 수행을 하는 듯한 인물 모습의 인장 조각은 초기 힌두교나 자이나교와의 연관성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3. 인더스 문명의 교역과 쇠퇴
- 하라파 문화는 국제 교역이 발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빌로니아, 이집트 등지에서 인더스 문명의 유물이 발견되곤 합니다.
- 대표적 교역품으로는 면직물, 보석, 향료 등이 있었는데, 롯디 항구를 통해 바다 건너 수메르, 바빌로니아와 무역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기원전 1900년경부터 인더스 문명은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자연재해부터 외침, 경제 위기설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기원전 1500년경 이후에는 인더스 문명의 도시들이 대부분 버려진 채 황폐화되었고, 하라파 문화의 명맥은 힌두 문명 속에서 맥맥이 이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4. 베다 문화의 발달과 특징
- 인더스 문명 쇠퇴 무렵인 기원전 1500년경 아리아인들이 인더스강 유역에 진출하면서 인도 역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 이들 유목민 집단은 인도-이란어파에 속하는 산스크리트어를 사용했는데, 후대 인도 문명의 언어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 초기 아리아인들의 문화를 베다 문화라 하는데, 이는 그들이 남긴 최고(最古)의 경전인 베다를 근거로 한 명칭입니다.
- 베다는 찬송가 모음집인 「리그베다」, 제식서인 「야주르베다」「사마베다」, 주술서인 「아타르바베다」 등 4종으로 이뤄진 방대한 문헌입니다.
- 이 시기 아리아인들은 자연 현상을 신격화한 다신교를 믿었고 제사의식인 야그냐를 통해 신과 교감했습니다.
- 또한 제사장과 전사 계급이 분화되면서 후대 카스트제도의 맹아적 형태가 출현하기도 했습니다.
5. 힌두교의 형성과 우파니샤드 철학
- 기원전 1000년경 즈음 되면 베다의 신앙체계가 힌두교로 체계화되기 시작합니다.
- 베다의 절대자 브라만과 범재신론, 윤회와 업설 등을 근간으로 붸다 사상이 발전했고, 이는 힌두교의 교리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 우파니샤드 경전에서 철학적으로 심화된 아트만-브라만 일원론이 대두되면서 힌두 사상은 한층 심오해집니다.
- 인간 개개인의 실체인 아트만이 우주적 실재인 브라만과 합일을 이루는 해탈의 경지가 종교적 이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죠.
- 이 과정에서 요가를 통한 명상 수행, 숭고한 금욕주의가 발달하게 되고, 현세의 속박에서 벗어난 해탈자가 추구되기도 합니다.
- 한편 힌두교는 시바, 비슈누, 브라만 등 많은 신들을 숭배하는 다신교적 성격도 두드러졌는데, 이는 토착 신앙과의 융합 과정에서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도 고전 문명은 인더스 문명과 아리아인의 베다 문화가 만나며 형성된 독특한 양상을 보여줍니다. 하라파와 모헨조다로로 대표되는 인더스 문명의 계획도시와 모신교적 요소는 인도 문명의 초석이었고, 이후 아리아인의 베다 문화와 융합하며 힌두 문명으로 발전했습니다.
아직 베일에 쌓인 인더스 문자의 수수께끼는 인도 고대사 연구의 커다란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인장 속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일은 인더스 문명의 언어와 종교, 사회제도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터이니 말입니다. 최근 들어 컴퓨터를 동원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어 조만간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한편 아리아인들이 가져온 베다와 우파니샤드 전통은 인도 사상사를 관통하는 뿌리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우파니샤드 철학에서 꽃 핀 범재신론과 아트만-브라만 논의는 힌두교 사상의 심층을 이루며 인도인들의 세계관과 인생관을 규정해 왔습니다.
우파니샤드 사상이 설파한 영혼 불멸과 육체로부터의 해방, 금욕적 고행, 명상적 깨달음의 경지 등은 불교와 자이나교로 이어지는 출세간 사상의 원천이 되기도 했습니다. 인도 종교들이 윤회와 해탈에 천착하고 금욕주의 이상을 강조하게 된 정신사적 연원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신교로서의 힌두교와 범신론적 사유, 그리고 요가 전통은 고전기를 거치며 대중화되고 체계화되어 갔습니다. 힌두 신화와 문학, 제의 의식은 인도 문화의 심층을 이루며 민중들의 정서 속에 깊이 뿌리내렸습니다. 오늘날에도 힌두교는 인도인 대다수의 삶의 토대이자 정신세계의 준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도 고전 문명은 4대 문명의 하나로서, 그 독특한 양상과 깊이 있는 사유 전통은 동양 문명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습니다. 우리는 인더스 문명의 신비를 풀어가는 대고고학적 탐구와 베다 철학의 현대적 조명을 통해, 인류 정신사의 원천을 탐구하는 흥미 있는 작업에 동참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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