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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개혁·개방과 체제전환 (1980년대 후반 ~ 1990년대 초반)

OPYEB 2024.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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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개혁·개방과 체제전환 (1980년대 후반 ~ 1990년대 초반)


1. 동유럽 사회주의 진영의 위기와 개혁 노력

- 경제 침체와 주민 불만 고조:
    - 1970년대 후반부터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은 만성적 경제 침체에 직면하고 있었습니다.
    - 계획경제의 비효율성, 소비재 부족, 대외 채무 급증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었죠.
    -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1968), 폴란드 그단스크 조선소 노동자 시위(1980) 등 반정부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 소련의 개혁·개방과 동유럽 국가들의 개혁:
    - 1985년 소련에서는 고르바초프가 등장해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 경직된 정치·경제 체제를 개혁하고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한 것이죠.
    - 이는 동유럽 위성국들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왔습니다. 폴란드의 야루젤스키, 헝가리의 그로스 등이 개혁에 나섰죠.
- 군사독재 타도와 정치적 자유화 요구:
    - 한편 동유럽에서는 군사독재 정권에 대한 반발도 거세졌습니다.
    - 1989년 루마니아에서는 차우셰스쿠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유혈 시위가 일어났죠.
    - 불가리아에서는 지벤코프가 사임하고 다당제 개헌이 이뤄지는 등 정치 민주화가 진전되었습니다.



2. 폴란드와 헝가리의 개혁·개방

- 폴란드 자유노조 결성과 원탁회의:
    - 폴란드에서는 1980년대 초반부터 자유노조 결성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졌습니다.
    - 1988년 전국에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나자 정부는 반정부 세력과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었죠.
    - 1989년 2월, 정부와 자유노조 간 협상 테이블인 원탁회의가 개최되어 자유 선거 실시, 노조 합법화 등이 합의되었습니다.
- 동유럽 최초의 비공산 정부 수립:
    - 원탁회의 합의에 따라 1989년 6월 폴란드에서 반자유 선거가 실시되었습니다.
    - 그 결과 자유노조 후보들이 압승을 거두었고, 동유럽 최초로 비공산 정부가 들어서게 되었죠.
    - 마조비에츠키를 수상으로 한 연립내각은 개혁을 가속화했고, 이는 동유럽 전역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 헝가리의 新경제체제 도입과 정치 개혁:  
    - 1980년대 들어 헝가리에서는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한 新경제체제(NEM)가 시도되었습니다.
    - 1988년에는 당 개혁파인 그로스와 포지가이가 지도부를 장악하고 개혁에 박차를 가했죠.
    - 이듬해에는 복수정당제를 내용으로 하는 개헌이 이뤄졌고, 공산당은 사회당으로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3. 독일의 통일과 체코슬로바키아의 벨벳혁명

- 동독 주민의 탈출과 베를린 장벽의 붕괴:
    - 1989년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의 개혁 소식은 동독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 수많은 동독인들이 헝가리를 통해 서방으로 탈출했고, 라이프치히 등 각 도시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죠.
    - 11월 9일에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서독 국경이 개방되었습니다. 독일 통일로 가는 결정적 분수령이었죠.
- 동서독 통일 협상과 독일 통일의 완성:
    - 1990년 들어 동서독 정상은 통일을 위한 협상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 5월에는 통화·경제·사회 동맹 조약을, 8월에는 통일조약을 체결했죠.
    - 10월 3일, 동독이 서독에 흡수되는 형식으로 독일통일이 공식 선포되었습니다.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은 완전히 해체되었죠.
- 체코슬로바키아의 벨벳혁명:
    - 1989년 11월 체코슬로바키아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 극작가 하벨 등 지식인들이 주도한 이 시위는 평화적이고 우아하게 진행되어 '벨벳혁명'이라 불렸죠.
    - 시위대의 요구에 밀려 공산당 지배체제가 무너졌고, 12월에는 하벨이 대통령에 선출되었습니다.



4.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해체와 내전

- 연방 구성공화국들의 독립 선언:
    - 1980년대 후반 들어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구성하던 6개 공화국 사이의 불화가 깊어졌습니다.
    - 1991년 6월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가 잇따라 독립을 선언했고,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도 뒤를 이었죠.
    - 연방 해체를 둘러싼 대립은 곧 무력충돌로 비화되었고, 내전의 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 보스니아 내전과 국제사회 개입:
    - 1992년 보스니아에서는 세르비아계, 크로아티아계, 무슬림계 간 극심한 대립이 벌어졌습니다.
    - 특히 보스니아 세르비아군은 이슬람계 주민 학살, 여성 강간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죠.
    - 내전 장기화에 국제사회가 개입했고, 1995년 데이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갈등은 봉합되었습니다.
- 코소보 사태와 나토(NATO)의 개입:
    - 1999년에는 세르비아 내 코소보 자치주를 둘러싼 갈등이 폭발했습니다.
    - 세르비아군의 코소보 알바니아계 주민 학살에 나토가 군사적으로 개입했죠.
    - 결국 세르비아군이 코소보에서 철수하고, 코소보는 유엔 감시 하에 자치를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5. 동유럽 국가들의 탈사회주의와 체제전환

-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로의 이행:
    - 1990년대 초반 동유럽 국가들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체제 전환을 모색했습니다.
    - 폴란드의 경우 발췌키 재무장관의 '충격요법'이 대표적이었는데, 과감한 사유화와 자유화 조치를 단행했죠.
    - 정치적으로는 다당제와 자유선거 제도를 도입하고, 권력분립과 법치주의에 입각한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나갔습니다.  
- 구공산당 세력의 재집권과 개혁 지체:
    - 그러나 개혁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시장경제로의 전환은 대량실업과 빈부격차 등 사회경제적 혼란을 수반했죠.
    - 이에 따른 민심 이반으로 구공산당 출신 정치인들이 재집권하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지에서는 개혁이 좌초되거나 지연되는 모습도 나타났죠.
- 유럽연합 가입과 신자유주의 개혁 심화:
    - 2000년대 들어 동유럽 국가들은 유럽연합 가입을 통해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이 2004년 EU에 가입했고, 불가리아, 루마니아도 2007년 합류했죠.
    - EU 기준에 맞춰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가 강화되는 한편,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되었습니다.




동유럽의 개혁·개방과 체제전환은 사회주의 진영 해체의 신호탄이자, 냉전 종식과 세계사적 전환을 알리는 대사건이었습니다. 억압된 시민사회의 민주화 열망, 계획경제의 모순에 직면한 지배엘리트 내부의 변화 욕구가 결합하며 일대 격변을 몰고 왔던 것이죠.
물론 개혁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시장경제로의 전환은 실업과 인플레이션, 계층 간 격차 등 적잖은 부작용을 수반했고, 유고슬라비아 사례에서 보듯 민족 갈등의 폭발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체제 전환의 진통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유럽 국가들이 걸어온 개혁의 여정은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보여주는 감동적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주의에 맞선 시민사회의 용기 있는 도전, 지배엘리트 내 개혁파의 결단과 추진력은 우리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날 동유럽은 EU라는 공동의 지붕 아래 새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의 활력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내재화하려는 노력이 진전되고 있죠. 물론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민족 간 화해와 포용,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 등이 시급한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동유럽 국가들의 개혁 경험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향한 평화로운 혁명,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 아마도 그것은 분단을 넘어 평화통일을 향해 나아가야 할 우리의 과제이기도 할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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